회사가 연말에 보낸 “미사용 연차를 사용하세요” 메일 한 통으로 연차수당이 사라질 수 있는지는, 그 메일이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서면’에 해당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1조는 촉구와 통보를 서면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고, 고용노동부는 여기서 말하는 서면을 종이로 된 문서로 보면서 전자문서는 조건을 갖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차 사용촉진은 사업주가 정해진 절차를 밟았을 때에만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입니다. 바꿔 말하면 절차가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그 효과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근로자도 인사담당자도 결국 같은 질문에 도달합니다. 회사가 한 그 통보가, 법이 요구하는 형식을 갖췄는가.
이 글은 그 형식 요건을 조문과 고용노동부 해석 원문으로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이메일과 전자결재가 어디서 갈리는지, 1년 미만 근로자에게 촉구가 왜 두 번인지, 그리고 흔히 근거로 인용되는 대법원 판결이 실제로는 어느 조문에 관한 것인지까지 다룹니다.

이메일로 온 통보도 서면인가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항은 사업주가 밟아야 할 조치를 각 호로 나누어 정하면서, 두 단계 모두 서면으로 하도록 적고 있습니다. 1호는 근로자별로 남은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할 것”, 2호는 사업주가 사용 시기를 정해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 ‘서면’의 범위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연차 사용촉진의 서면 촉구에 전자결재 시스템을 쓸 수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이렇게 회답했습니다.
여기서 ‘서면’이란 종이로 된 문서를 의미하고, 전자문서는 회사가 전자결재체계를 완비하여 전자문서로 모든 업무를 관리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근로개선정책과-1128, ’12.2.7.)
이 회답이 괄호로 밝혀 둔 것이 중요합니다. 종이 문서를 원칙으로 두고 전자문서를 예외로 보는 이 판단은 2017년 회답이 처음 세운 것이 아니라, 2012년 2월 7일자 다른 회답(근로개선정책과-1128)에서 이미 나온 것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2017년 회답은 그것을 인용하면서 조건을 한 단계 더 구체화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회답은 조건을 한 번 더 좁힙니다. 기안·결재·시행이 이루어지는 전자결재시스템을 완비한 상태에서 근로자에게 도달 여부가 명확히 확인된다면 그 시스템을 통한 촉구나 통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취지입니다.
정리하면 고용노동부 해석이 요구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 구분 | 내용 | 비고 |
|---|---|---|
| 원칙 | 종이로 된 문서 | 해석이 밝힌 기본형 |
| 예외 | 전자문서 | 아래 조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해 |
| 조건 1 | 전자결재체계를 완비했을 것 | 기안·결재·시행이 그 체계로 이루어질 것 |
| 조건 2 | 전자문서로 모든 업무를 관리할 것 | 일부 업무만 전자화한 경우와 구분됨 |
| 조건 3 | 근로자에게 도달 여부가 명확히 확인될 것 | 발송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음 |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이 해석이 다룬 것은 전자결재 시스템이지 개인 메일 계정으로 보낸 이메일 일반이 아닙니다. 사내 그룹웨어에 결재 이력이 남는 통보와, 담당자가 메일함에서 단체로 보낸 안내는 같은 전자문서라도 위 조건을 충족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자체가 하나의 단서를 남겨 둡니다. 같은 법에는 ‘서면’에 전자문서가 포함된다고 괄호로 명시한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 조문 | 문구 | 전자문서 포함 명시 |
|---|---|---|
| 제17조 제2항 (근로조건 명시) |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 | 있음 |
| 제48조 제2항 (임금명세서) |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 | 있음 |
| 제67조 제3항 (18세 미만 근로조건) |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 | 있음 |
| 제61조 (연차 사용촉진) | 서면으로 촉구할 것 / 서면으로 통보할 것 | 없음 |
근로기준법 전문에서 “전자문서를 포함한다”라는 문구는 위 세 조문에서만 나타나고, 제61조에는 그 괄호가 없습니다. 이 사실 자체가 곧 “이메일은 무효”라는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용노동부가 제61조의 서면을 좁게 보는 해석과 나란히 놓고 볼 만한 조문 구조입니다.
회사가 보낸 통보가 어느 쪽인지 확인하려면, 개인별로 남은 일수가 적혀 있었는지, 결재나 수신 확인 기록이 남는지부터 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퇴사가 예정돼 있다면 퇴사일과 제도상 날짜가 갈리는 이유 —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에서 왜 다른가도 함께 보시면 날짜 기준이 왜 어긋나 보이는지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판례를 근거로 든 글을 봤다면
연차 사용촉진을 다루는 글 중에는 “이메일 통보도 유효하다”는 근거로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을 인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판결을 직접 열어 확인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사건번호 | 2015두41401 |
| 선고일 | 2015. 9. 10. |
| 사건명 |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 다룬 조문 |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
| 쟁점 |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 볼 수 있는지 |
판결이 판단한 것은 해고를 통지할 때의 ‘서면’입니다. 판결 본문에는 연차, 사용촉진, 제61조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습니다. 연차 사용촉진의 서면 요건을 직접 판단한 판결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판결의 논리가 제61조에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판결이 이메일 통지를 서면으로 인정한 조건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판결은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와 제4조 제1항을 든 다음,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메일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조건들이 갖춰진 위에서 근로자가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는 것이 판결의 결론입니다.
즉 이 판결은 이메일이면 언제나 서면이라고 본 것이 아니라, 위 조건들을 함께 갖춘 사안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같은 ‘서면’이라는 낱말을 쓰는 이상 제61조 해석에 참고될 여지는 있지만, 참고한다면 결론만이 아니라 이 조건들까지 함께 읽어야 합니다.
다만 두 가지는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제61조의 서면에 이 논리를 적용한 대법원 판결은 확인한 범위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데이터베이스에서 연차휴가 사용촉진과 서면 촉구를 본문 검색어로 넣어 나온 결과 중 사건명으로 추린 13건을 열어 확인했으며, 그 13건에서 이메일·전자문서·전자결재·전자우편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전부와 다른 검색어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므로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둘째, 시간 순서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인용한 2017년 6월 회답은 종이 문서 원칙과 전자문서 예외를 자기가 처음 세운 것으로 적지 않았습니다. 괄호로 밝힌 출처가 2012년 2월 7일자 회답이므로, 그 정리는 2015년 9월 판결보다 앞서 나와 있었습니다. 2017년 회답은 판결 이후에 그 기준을 다시 인용한 쪽입니다.
그래서 “판결이 나온 뒤에 고용노동부가 방침을 세웠다”고 읽는 것은 두 자료가 실제로 놓인 순서와 맞지 않습니다. 반대로 “판결이 그 해석을 뒤집었다”고 읽는 쪽은 순서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판결보다 뒤인 2017년 회답에서 2012년 정리를 다시 인용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됩니다. 다만 어느 해석이 뒤에 나온 것으로 대체됐는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는 중앙부처 1차 해석에 폐지되거나 변경된 것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고 안내하면서 효력은 소관 부처에 문의하도록 적고 있어, 개별 회답의 현재 효력은 고용노동부에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노무수령 거부를 이메일로 해도 되나
촉구와 통보를 제대로 했더라도, 사업주가 지정한 날에 근로자가 출근해 일을 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한 바 있습니다(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 퇴직금등청구의소).
사용자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위와 같은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그렇다면 그 거부 의사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가 다음 질문이 됩니다. 고용노동부는 휴가일에 근로자 책상 위에 노무수령 거부의사 통지서를 두거나 컴퓨터를 켜면 통지 화면이 나타나도록 해 근로자가 인지할 수 있는 정도라면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회답한 바 있습니다.
이메일은 어떨까요. 고용노동부는 이메일로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통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보았습니다.
이메일의 경우 해당근로자가 동법 제61조제2호 의 휴가 사용 시기 통보기한(10일) 이내에 반드시 열람한다는 보장이 없고, 열람했다 하더라도 메일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했는지 확인할 수 없어 근로자가 인지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표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됨.
이 회답에서 두 가지를 구분해 읽어야 합니다. 이 판단은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알리는 방법에 관한 것이지, 앞에서 본 촉구·통보의 서면 요건에 관한 결론이 아닙니다. 두 단계는 근거가 다릅니다.
또 하나, 이 회답이 부른 “제61조제2호”는 2020년 3월 31일 개정 전의 조문 번호입니다. 당시 제61조에는 항 구분이 없었고 본문 아래 1호와 2호만 있었습니다. 현재 조문으로는 제61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합니다. 오래된 해석을 읽을 때 번호가 그대로 현행 조문을 가리킨다고 보면 엉뚱한 조항을 짚게 됩니다.
1차·2차는 언제까지인가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의 연차에 대한 절차는 두 단계입니다. 근거는 제61조 제1항 각 호입니다.
| 단계 | 시기 | 무엇을 하나 | 형식 |
|---|---|---|---|
| 1차 촉구 | 사용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 근로자별로 미사용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도록 촉구 | 서면 |
| 근로자 통보 |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 | 사용 시기를 정해 사업주에게 통보 | — |
| 2차 통보 | 근로자가 통보하지 않으면, 사용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 사업주가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 | 서면 |
여기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1차만 하고 2차를 안 했다면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조문의 구조를 그대로 읽으면 답이 나옵니다. 제61조 제1항은 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한 경우에 보상 의무가 없다고 정합니다. 즉 각 호의 조치가 전제입니다. 일부만 이행한 경우에 제61조의 효과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조문이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한을 넘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61조에는 지연이나 기한 경과를 다루는 문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하루라도 늦으면 무효”라고 단정하지 않고, 제61조의 효과가 각 호의 조치를 갖춘 것을 전제로 한다는 조문 구조까지만 말씀드립니다. 개별 사안의 판단은 노동청 상담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입사 1년이 안 됐다면
입사 1년이 안 된 근로자의 연차는 절차가 다릅니다. 근거 조문도 다릅니다.
제61조 제1항은 괄호로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60조 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제외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대신 제61조 제2항이 1년 미만 근로자용 절차를 따로 두고 있으며, 이 조항은 2020년 3월 31일에 신설됐습니다.
이 개정에는 경과조치가 붙어 있습니다. 부칙은 “이 법 시행 전에 발생한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개정 전후로 적용 규정이 갈리는 구조인데, 이런 형태는 다른 제도에서도 나타납니다. 육아휴직 사후지급금 — 종전 규정이 아직 적용되는 기간이 있습니다가 같은 방식으로 갈리는 사례입니다.
제61조 제2항의 절차는 단계마다 단서가 하나씩 더 붙어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단계 | 대상 | 시기 | 근거 |
|---|---|---|---|
| 1차 촉구 | 그때까지 발생한 휴가 |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 제2항 제1호 본문 |
| 1차 추가 촉구 | 서면 촉구 후 발생한 휴가 |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을 기준으로 5일 이내 | 제2항 제1호 단서 |
| 2차 통보 | 1차 촉구분 |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 제2항 제2호 본문 |
| 2차 통보 | 1호 단서로 촉구한 휴가 |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10일 전까지 | 제2항 제2호 단서 |
단서가 두 개나 붙은 이유는 휴가가 생기는 방식에 있습니다. 1년 미만 근로자의 연차는 한 번에 정해지지 않고 한 달을 개근할 때마다 하루씩 새로 생깁니다. 그래서 3개월 전에 1차 촉구를 한 뒤에도 휴가가 계속 발생하고, 조문은 그 뒤에 생긴 휴가를 위해 촉구와 통보를 각각 한 번씩 더 두었습니다. 이 단서를 빠뜨린 채 1차·2차만 진행한 경우, 나중에 발생한 휴가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작년에서 넘어온 연차도 대상인가
“이월 연차”라는 말이 흔히 쓰이지만, 근로기준법에는 이 표현이 나오지 않습니다. 법이 정하는 것은 소멸입니다.
제60조 제7항은 연차휴가가 1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고 정하면서, 단서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1년 미만 근로자의 휴가에 대해서는 그 기간을 최초 1년의 근로가 끝날 때까지로 봅니다.
연차 사용촉진은 이 소멸 규정과 맞물려 작동합니다. 제61조는 각 호의 조치를 했는데도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아 제60조 제7항 본문에 따라 소멸된 경우에 보상 의무가 없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연차가 처음에 며칠 생기는지를 셀 때 어떤 기간을 출근으로 보는지는 같은 조의 다른 항이 정합니다. 가족돌봄휴직 기간이 그 목록에 들어 있는지는 가족돌봄휴직 기간, 연차를 출근으로 쳐주는 목록에 없습니다에서 정리했습니다.
같은 목록에는 임신 중의 여성이 근로기준법 제7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이 들어 있고, 그중 제3항이 유산·사산휴가입니다. 유산·사산휴가 기간이 임신기간에 따라 어떻게 갈리는지는 유산휴가 기간, 15주 이내 구간이 10일로 합쳐졌습니다에서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본문에 따라”라는 두 글자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60조 제7항은 본문과 단서로 나뉘어 있고, 단서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쓰지 못한 경우를 소멸에서 덜어냅니다. 제61조가 면제의 전제로 드는 것은 그중 본문에 따른 소멸입니다. 그리고 제61조는 같은 문장에서 그 경우가 제60조 제7항 단서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입니다. 조문이 두 갈래를 구분해 둔 구조이므로, 휴가를 쓰지 못한 사정이 무엇이었는지가 이 조문을 읽는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작년 연차가 아직 남아 있다”는 상황이 어떤 사정으로 생긴 것인지가 먼저입니다. 소멸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와, 회사 규정에 따라 별도로 관리되는 경우는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회사의 연차 산정 기준(입사일 기준인지 회계연도 기준인지)과도 얽혀 있어, 급여명세서와 연차 사용 내역을 함께 놓고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계약직·파견직도 같은 절차인가
내 고용 형태가 정규직이 아니면 앞의 절차가 그대로 적용되는지가 다음 질문이 됩니다. 조문과 해석이 답하는 범위가 형태별로 다릅니다.
먼저 휴가가 누구에게 생기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제60조 제2항은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정합니다. 즉 이 항의 대상은 두 갈래입니다.
그리고 제61조 제1항의 괄호는 그중 한쪽만 덜어냅니다. 괄호의 문언은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60조 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제외한다”이므로, 제외되는 주체가 1년 미만 근로자로 한정돼 있습니다.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의 제60조 제2항 휴가를 괄호가 덜어내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조문 문언이 대상을 그렇게 나누어 둔 데까지가 확인되는 부분이고, 개별 사업장에서 어느 절차로 운영해야 하는지는 근로관계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가 별도로 회답한 바 있습니다. 1년간의 근로가 예정되어 있지 않은 계약기간 1년 미만의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연차 사용촉진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이며, 다만 근로계약 갱신 또는 계약기간 연장 등으로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1년 이상의 근로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라면 제61조 제2항에 따른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계약서상 기간이 짧다는 사실만으로 갈리는 것이 아니라, 1년 이상의 근로가 예정돼 있는지가 기준으로 제시된 셈입니다.
파견근로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파견은 근로자를 보내는 쪽과 실제로 일을 시키는 쪽이 나뉘어 있어 촉구와 통보를 누가 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이 글에서는 그 주체를 정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전문을 열어 본문 검색으로 확인한 결과 “파견”이라는 표현은 한 곳에서만 나타나고, 그 자리는 연차 사용촉진의 주체를 정한 문언이 아니었습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이 글에서 열지 않았습니다. 파견으로 근무하고 계시다면 촉구 주체는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나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취업규칙에 근거가 없어도 되나
제61조 제1항과 제2항 어디에도 취업규칙에 관한 문언이 없습니다. 조문이 요건으로 드는 것은 시기와 방법, 그리고 근로자별로 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61조 조문 구간을 열어 확인해 보면 “취업규칙”이라는 낱말이 나오지 않는데, 같은 법의 다른 조문들은 취업규칙을 여러 곳에서 요건으로 들고 있습니다. 이 제도에 관해서는 조문이 그 요건을 두지 않은 형태입니다.
다만 이 사실만으로 “취업규칙에 규정이 없어도 언제나 유효하다”고 넓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제61조가 취업규칙을 요건으로 들고 있지는 않다는 데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실제로는 사내 규정을 근거로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 많고, 규정 정비 여부가 분쟁에서 사실관계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이 제도와 무관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 규정이 미사용 수당의 지급시기를 정해 두는 경우가 있고, 그때는 지급시기가 별개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 효과는 아래 “절차가 어긋났다면 무엇이 남나”에서 따로 다룹니다.
절차가 어긋났다면 무엇이 남나
여기까지의 내용을 확인 순서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차 촉구를 받았는가. 사용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였는지, 그리고 내 이름과 남은 일수가 적혀 있었는지 봅니다. 전체 공지만 있었다면 근로자별로 알린 것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 형식이 무엇이었는가. 종이 문서였는지, 전자결재였는지, 개인 메일이었는지를 구분합니다. 전자결재라면 앞의 조건 세 가지에 비추어 보게 됩니다.
- 2차 통보가 있었는가. 1차 촉구에 회신하지 않았다면 사용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업주가 날짜를 지정해 통보했어야 합니다.
- 1년 미만이라면 단서까지 확인합니다. 촉구 후 새로 생긴 휴가에 대한 추가 촉구가 있었는지가 별도 항목입니다.
- 지정일에 출근했다면 회사가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아니면 그대로 업무 지시를 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마지막으로 처벌 문제를 짚어 두겠습니다. 이 대목은 두 가지가 섞여 이야기되는 일이 많아서, 층을 나누어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첫째, 촉진 절차를 밟지 않은 것 자체. 연차 사용촉진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주가 처벌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근로기준법의 벌칙·과태료 조문을 차례로 열어 본문에서 확인한 결과 제61조를 드는 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벌칙 조문 중 연차와 맞닿는 것은 제110조 제1호이고, 그 호가 드는 연차 조항은 제60조 제1항·제2항·제4항 및 제5항입니다. 다만 조문이 “제61조는 벌칙 대상이 아니다”라는 배제 문구를 따로 둔 것은 아니고, 위 확인은 2026년 8월 20일 시행 법률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이 범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절차를 갖추지 못하면 제61조가 정한 보상 의무 면제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쪽입니다.
둘째, 그 결과로 남은 수당을 주지 않는 것. 이쪽은 성격이 다릅니다. 앞에서 인용한 고용노동부 근로기준과-351 회답은 마지막 질의로 “회사가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해당 일수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를 받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귀 질의 내용만으로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하여 명확한 회신을 드리기 어려우나, 단체협약ㆍ취업규칙 등에 연차휴가를 실시할 수 있는 1년의 기간이 만료된 후 최초의 임금정기지급일을 지급시기로 정하였다면 그 시기에 지급을 하여야 하며, 지급치 않을 경우 임금체불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됨을 알려드림.
읽을 때 조건을 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회답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이 지급시기를 정해 두었을 것을 앞세우고, 회답 자신도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다는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회답의 첫 항목은 반대쪽도 말합니다. 사업주가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는데도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는 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갈림길은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지입니다.
조문 쪽에서도 한 가지는 확인됩니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그리고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하도록 정한 제43조를 제109조 제1항의 벌칙 대상으로 들고 있습니다(제43조의 두 항에는 각각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다만 위 회답은 형사처벌의 근거 조문을 따로 부르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두 자료를 이어 붙여 결론을 만들지 않겠습니다. 정리하면 “촉진 절차 미이행”과 “수당 미지급”은 다른 층의 문제이고, 후자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지급시기 약정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실제 판단이 필요하시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통보 형식과 기한은 사업장마다 사실관계가 다릅니다. 조문 원문과 상담 창구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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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회사가 단체 메일로만 안내했습니다. 촉진이 된 건가요?
고용노동부는 제61조의 서면을 종이 문서로 보면서 전자문서는 조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예외로 보고 있습니다. 조건이 무엇인지는 본문 「이메일로 온 통보도 서면인가」 항목에서 표로 정리했습니다.
지정된 날에 출근해서 일했는데 연차를 쓴 것으로 처리됐습니다.
대법원은 사업주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업무 지시를 했다면 보상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다만 판시사항 자체가 원칙적 적극으로 적혀 있어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문 「노무수령 거부를 이메일로 해도 되나」 항목에서 판시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입사 1년이 안 됐는데 촉구를 한 번만 받았습니다.
제61조 제2항 제1호에는 서면 촉구 후 발생한 휴가에 대한 단서가 따로 있습니다. 본문 「입사 1년이 안 됐다면」 항목의 표에서 네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이메일 통보도 유효하다는 판례를 봤습니다.
그 판결로 인용되는 2015두41401은 해고통지의 서면에 관한 사건입니다. 그 판결도 이메일이면 언제나 서면이라고 본 것이 아니라 여러 조건을 함께 갖춘 사안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본문 「판례를 근거로 든 글을 봤다면」 항목에서 사건명과 쟁점, 그 조건을 확인했습니다.
정리
연차 사용촉진은 사업주가 절차를 밟았을 때 보상 의무가 면제되는 제도이므로, 판단의 출발점은 금액이 아니라 형식과 시기입니다. 통보를 받은 쪽이라면 내 이름과 남은 일수가 적혀 있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전달됐는지, 두 번째 단계가 있었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1년이 안 된 경우에는 확인할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도와 해석은 바뀔 수 있고,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하시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 또는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및 기준일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61조(연차 유급휴가의 사용 촉진)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110조(벌칙)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109조(벌칙)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3801(2017. 6. 20.)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 방법 관련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4271(2012. 8. 22.) 노무수령 거부의사 통지방법 관련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과-351(2010. 3. 22.) 연차휴가 사용촉진절차에서 적법한 노무수령 거부의사 방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고용노동부 1년 미만자의 연차휴가 사용촉진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기준일: 2026년 9월 16일. 이 글은 그 날짜에 확인한 근로기준법(시행 2026. 8. 20. 법률 제21373호)과 위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벌칙 조문에 관한 확인도 같은 시행일 기준입니다. 본문에서 인용한 제60조 제7항은 2026년 6월 9일 공포된 개정(법률 제21784호, 시행 2027. 6. 10.)에 따라 제60조 제8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며, 제61조가 인용하는 항 번호도 함께 바뀝니다. 절차의 시기와 형식 요건 자체는 그 개정으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면책 이 글은 법령과 공개된 행정해석·판례를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법원의 판단이 아니며, 국가법령정보센터는 폐지되거나 변경된 해석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고 안내합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근로계약·취업규칙·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공식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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